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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올린 NH투자증권 윤병운號…첫 시작 키워드는 ‘소통과 안정’

닻 올린 NH투자증권 윤병운號…첫 시작 키워드는 ‘소통과 안정’

기사승인 2024. 04. 2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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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지점 순회 통해 노사 갈등 봉합
IB 부문에 호흡 맞춘 내부 인사 기용
아문디자산운용 등 계열사 협업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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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취임 이후 조직의 '소통과 안정'에 방점을 둔 행보들을 보이고 있다. 전국 지점 순회를 약속하고, 기업금융(IB) 부문 인사 개편을 실시하는 등 내부적인 정비에 나선 것이다. 최근 윤 대표는 부사장으로 지냈던 IB 사업부에 자신과 길게 호흡을 맞춘 인사를 기용한 바 있는데, 변화보단 안정을 택했다는 해석이다.

취임 후 한 달도 채 되지 않았지만, 내부에선 윤 대표의 이 같은 행보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특히 취임 전 내부 구성원들로부터 소통에 대한 요구가 있었던 만큼, 첫 단추는 잘 꿰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정영채 사장 당시 노사 간의 갈등이 빚어졌던 지점에 대한 문제 해소는 이뤄져야한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대표 선임 과정에서 농협중앙회와 농협근융지주 간의 마찰이 있었던 사실을 고려해 향후 NH아문디자산운용 등 금융 계열사들과 협업이 강조될 것으로 관측된다. 무엇보다 취임 후 맞이하는 첫 분기인 2분기 실적에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내부적으로 윤 대표의 전문성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있었기에, 평가대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이사는 지난달 27일 대표직에 선임된 이후 약 한 달간 '소통과 안정'이라는 키워드에 맞춰 역할을 수행 중이다.

먼저 윤 대표이사는 첫 공식 행보로 전국 지점 순회에 나섰다.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고객지원센터를 시작으로 전국 모든 지점을 방문한다는 계획이다. NH투자증권측은 "윤 대표의 전국 순회 방문은 지금도 진행 중이고, 따로 기한을 정해놓진 않은 것 같다"고 전했다. 업계에선 윤 대표의 행보를 두고 취임 전 노조와 갈등이 있었던 만큼, 내부 직원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안 좋았던 분위기를 잠재우기 위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앞서 윤 대표는 취임사를 통해서도 내부역량 결집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조직 간 화합과 협업을 강조했다.

내부에선 직접 소통에 나선 점을 긍정 평가하면서도 진정성을 높이기 위해선 과거 노사 간의 부딪혔던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창욱 NH투자증권 노동조합 위원장은 "첫 행보로서 전국 순회를 통해 직원들과 소통하려고 한 부분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본다"며 "다만 과거 윤 대표가 정영채 사장과 함께 노사 간 약속을 지키지 않고 독선적으로 밀고나간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관련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지금 행보에 대한 진정성을 받아들이긴 힘들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자신이 대표로 있었던 IB사업부에 대한 인사 개편을 단행하기도 했다. 주목해볼 인사는 IB1사업부 대표로 선임된 이성 인더스트리1본부장인데, 그는 윤 대표와 LG투자증권과 우리투자증권, NH투자증권까지 30년 가까이 일을 같이 해온 정통 'IB맨'으로 꼽힌다. 앞서 윤 대표는 2018년부터 2022년 말까지 IB1사업부 대표를 지냈고, 2023년 초부터는 IB2사업부까지 총괄하는 대표직을 맡았었다.

이번 인사는 윤 대표가 변화보단 안정을 택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부동산 시장 불황에 따라 전통IB 부문 수익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상황에서 함께 일해 본 검증된 인사를 등용했다는 평가다. NH투자증권의 IB사업부는 IB1사업부가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 등 전통자산을, IB2사업부가 부동산 금융을 총괄하는 시스템이다.

윤 대표가 다른 계열사들과 협업을 중시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NH투자증권 사장 선임 과정에서 농협중앙회는 내부 출신 인사를, 농협금융지주는 자본시장 전문가를 앉혀야 한다며 잡음이 발생한 바 있다. 당시 중앙회는 NH투자증권에 대한 폐쇄적인 조직문화와 독단적인 운영, 계열사인 NH아문디자산운용 대신 다른 운용사와 파트너를 맺고 거래해온 사실들을 지적하기도 했다. 추후 NH아문디자산운용 등 계열사들과 협업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2분기 실적 역시 윤 대표에게 중요하다. 내부로부터 전문성에 대한 지적을 받았기 때문에, 실적 성과를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정영채 사장 체제에서 견조한 성장을 이어온 점도 윤 대표 입장에선 부담이다. 최근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로 경제 위기가 심화되고 있는 만큼, 그의 어깨는 보다 무거울 수밖에 없다. 앞서 윤 대표가 이달 들어 실적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IB 부문에 대한 인사 개편에 나선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으로 풀이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직면하고 있는 중동발 위기가 길어지면 증권사들의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증권업계 전반에 긴장감 있는 분위기가 조성돼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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