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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금리인하 신중론에 엔저 가속화…엔/달러 환율, 34년 만에 최저

연준 금리인하 신중론에 엔저 가속화…엔/달러 환율, 34년 만에 최저

기사승인 2024. 04. 23.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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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언론 "미일 금리차로 엔 팔고 달러 사는 움직임 확대"
엔달러 환율 약세
미국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신중한 자세가 엔/달러 환율을 34년 만의 최저치로 끌어내렸다.

교도통신은 22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이 한때 달러당 154.85엔까지 떨어졌다고 23일 보도했다. 엔화 가치가 달러당 154엔대 후반대로 떨어지기는 1990년 6월 이후 약 34년 만에 처음이다.

현재 외환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이 당분간 완화적인 금융정책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데다 인플레이션이 계속되는 미국에서 조기 금리인하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마이너스 금리가 해제된 3월 이후에도 엔저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이와 관련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16일 "인플레이션이 2%로 낮아진다는 더 큰 확신에 이르기까지 기존 기대보다 더 오랜 기간이 걸릴 것 같다"며 기준금리를 당분간 인하하지 않고 유지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다.

교도통신은 최근 견조한 미국 경제지표에 힘입어 연준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길고 높은 수준의 정책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미일 금리차를 의식한 엔화 매도세가 우세해진 게 환율 하락을 부추긴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공영방송 NHK와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도 각각 "연준 고위 관계자가 금리인하와 관련해 신중한 발언을 잇달아 하면서 미일 금리차로 인해 엔화를 팔고 달러를 사는 움직임이 거세졌다" "미국 증시에서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를 보여주는 변동성지수(VX)가 떨어지는 등 위험을 감수할 여유가 생긴 투자자들이 다시 엔화를 팔아 달러 등 고금리 통화를 사는 엔 캐리 트레이드 지분을 늘렸다"며 비슷한 분석을 내놓았다.

올해 초 140엔대로 시작한 엔/달러 환율은 꾸준한 하락세를 보이다 이스라엘과 이란이 상대방 본토에 대한 공격을 주고 받은 이달 들어 달러당 154엔대까지 떨어졌다. 시장 관계자는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이 시장 개입을 할 수 있다는 경계감에 달러당 155엔을 앞두고 엔화 약세가 조금씩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은행은 오는 25~26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3월 마이너스 금리 정책 해제 이후의 경제·물가 흐름, 임금인상 확대, 최근의 엔저 현상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 등을 분석하고 향후 정책대응 방향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일본은행은 지난달 임금과 물가 상승의 선순환을 전망할 수 있다며 17년만에 금리인상에 해당하는 마이너스 금리 정책 해제를 결정한 바 있다.

NHK는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지난주 워싱턴DC에서 엔저는 물가상승의 요인이라며 '무시할 수 없는 크기의 영향이 발생했을 경우에는 금융정책의 변경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며 "엔/달러 환율 하락의 영향을 어느 정도 물가전망에 반영시킬 것인가가 초점이 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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