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대란] 의대교수 사직서 제출 한달…“뚜렷한 사직 움직임 없어”

정부, "집단 이탈 가능성 낮아"
환자, 보호자 "당혹감과 분노 상상 이상"

25일 서울대병원 본관에 붙은 '대학병원 교수들의 사직서 제출에 즈음하여 환자 여러분들께 드리는 글'을 환자 보호자들이 바라보고 있다./노성우기자

정부 의대 증원 결정에 반발한 의대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한 지 한 달이 지난 25일 서울 시내 '빅5' 주요 대형병원에서는 눈에 띄는 이탈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의대 교수들 집단 사직과 휴진이 현실화될 것을 우려하는 환자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서울대병원·세브란스병원·서울성모병원·서울아산병원·삼성서울병원 등 '빅5'를 비롯한 주요 대형병원은 이날 뚜렷한 사직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직서를 제출한 교수들이 아직은 현장에 남아 환자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날이 사직서 제출의 효력이 발생한다고 주장하는 '첫날'이므로 시간이 지나면서 병원을 떠나는 교수들이 점차 생길 수 있다.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의원회와 서울대 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 등도 이날부터 사직이 시작된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교수들의 집단 이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전공의에 이어 의대 교수들마저 집단행동 움직임이 가시화될 조짐을 보이자 환자와 보호자 등 의료 수요자들이 겪는 불안과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날 서울대병원 본관 1층에서 본지와 만난 한 환자 보호자는 "의사들도 나름 사정이 있겠지만 대화로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는 것인데, 환자의 보호자 입장에서 아쉬운 게 사실"이라고 타들어 가는 속내를 드러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의료공백 장기화 사태로 인해 그동안 응급환자와 중증환자가 치료 지연 및 연기로 겪은 심리적 불안감과 불편·피해 그리고 이러한 상황을 지켜보는 환자가족의 당혹감과 분노는 상상 이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