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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추구 ‘도하참사’ 후폭풍...거세지는 정몽규 책임론

韓추구 ‘도하참사’ 후폭풍...거세지는 정몽규 책임론

기사승인 2024. 04. 28.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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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만에 올림픽 본선 좌절
"이러다 월드컵도 못 나갈수도"
정몽규 축구협회장 사퇴론 '후폭풍'
어두운 표정의 황선홍 U-23 축구대표팀 감독<YONHAP NO-2606>
황선홍 감독이 27일 침통한 표정으로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로 귀국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무거운 발걸음으로 귀국하는 U-23 축구대표팀<YONHAP NO-2585>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이 27일 무거운 발걸음으로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살다 살다 한국 축구가 올림픽에 못 나가는 꼴을 볼 줄 몰랐다."

한국축구의 올림픽 본선 진출이 좌절되며 팬들의 분노가 확산하고 있다. 후폭풍은 대한축구협회와 정몽규 회장에게로 몰아치고 있다.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을 이끌고 지난 2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황선홍 감독은 출국장에서 "결과에 대한 책임은 나에게 있다"며 "마음이 무겁고 죄송한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핑계 같을 수도 있겠지만 지금 연령대 팀의 운영 구조와 시스템은 절대적으로 바뀌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지금 시스템으로 2년여 정도 진행하면서 느낀 점은 이 구조와 시스템이면 세계와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고 다른 아시아 국가와 격차는 더 좁아질 것"이라고 대한축구협회를 향한 쓴 소리를 잊지 않았다.

축구협회는 한국의 올림픽 본선행이 무산된 26일 입장문을 통해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전 패배로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이 좌절된 것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를 드린다"며 "축구대표팀을 육성하고 지원하는 저희 KFA에 총괄적 책임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향후 선수와 지도자 육성, 대표팀 운영 체계를 면밀히 검토하고 개선 방안을 찾아내 더 이상 실패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달랑' 사과문 한장만 발표하고 구체적인 개선안이나 책임 소재는 언급하지 않았다. 축구협회가 황 감독을 '방패막이'로 삼은 채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번 '역대급 참사'는 예견된 일이라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위르겐 클린스만 전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과 태업 논란으로 정 회장과 축구협회가 한 차례 홍역을 치른 후 무리하게 '황선홍 겸임 감독' 카드를 꺼내 들며 U-23 대표팀의 준비 부족을 불러왔다는 지적이다. 당시에도 축구협회는 클린스만 감독에게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인상을 남겨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번에도 별반 차이가 없었다.

U-23 대표팀은 지난 대회에 뛰었던 이강인 등이 빠지면서 당시보다 전력이 약화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던 중이었다. 가장 중요한 시기에 황 감독이 자리를 비우는 사태를 초래한 셈이다. 특히 올해 초 AFC 아시안컵에서 감지된 아시아 팀들의 전력 상향평준화 양상을 고려했을 때 대회 준비에 좀더 신중해야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국가대표 사령탑 후보에도 거론된 황 감독은 지도자 인생에 크나큰 오점을 남기게 됐다.

상황이 악화하면서 정 회장이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40년 만에 올림픽 본선 탈락이라는 대참사를 야기하고도 그대로 뭉개고 자리 지키기에만 골몰한 건가"라며 "더 이상 죽치고 뭉개면 참담하게 끌려 나가는 수도 있다. 전력강화위원장이라는 사람은 외국 감독 면접 명목으로 해외여행 가지 말고 약속대로 책임지고 정몽규 회장과 같이 나가라"고 질타했다. 박문성 스포츠해설가는 "이런 상황에서 정몽규 회장이 4선 연임을 도전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천안축구종합센터 건립 지연 등과 관련해 정 회장의 3선 체제부터 행정력이 약화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대로라면 1986년부터 10회 연속 본선 진출한 월드컵에 못 나갈 날이 올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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