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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포크라테스’는 죽었다

‘히포크라테스’는 죽었다

기사승인 2024. 04. 28.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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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증원 백지화 없이 협상 없다"
주 1회 휴진에 진료·수술 더 줄여
"생명 놓고 도 넘었다" 들끓는 여론
의정갈등, 출구는 어디에
의대 증원 정책과 관련해 의정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지난 26일 대구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관계자가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환자들의 고통은 아랑곳하지 않고 국민과 법 위에 군림하려는 뿌리 깊은 의사들의 특권의식이 정부의 의료개혁에 제동을 걸고 있다. 의과대학 교수들은 의료개혁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정부 방침에 '의대 증원 백지화' 없이는 어떠한 협상도 나서지 않겠다며 주 1회 휴진을 선언했다. 이에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째로 생각하겠다는 내용의 '히포크라테스 선언'을 망각한 것이며, 직무유기이자 '불법행위'라는 비판이 나온다.

28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 주요 병원 교수들은 이번 주부터 주 1회 휴진 등을 시작으로 진료와 수술 일정을 추가로 줄인다.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26일 총회 후 외래 진료와 수술, 검사 일정 조정하고 당직 후 24시간 휴식 보장을 위한 주 1회 휴진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서울 빅5 대형병원 교수들은 당장 휴진에 들어간다.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 교수들은 오는 30일, 서울아산병원과 서울성모병원은 5월 3일, 삼성서울병원은 교수들이 개별적으로 날짜를 정해 휴진한다.

임현택 차기 대한의사협회 회장 당선인도 "정부가 의대 증원 발표, 필수의료 패키지 정책을 백지화한 다음에야 원점에서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며 "목에 칼이 들어와도 죽을 각오로 막아낼 것"이라며 발언 수위를 높이고 있다. 그는 자신의 SNS에 "만약 정부가 의대생들 털끝이라도 건드린다면 남은 건 오로지 파국 뿐"이라고 적기도 했다.

정부는 의료인력 확충, 지역의료 강화 등 기존 기조를 유지하며 '흔들림 없이' 의료개혁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의대 증원 백지화' 역시 대학입시 일정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증원 원점 재검토'에 이어 주 1회 휴진까지 밀어붙이려는 이 같은 의료계를 향해 '국민의 생명을 놓고 도를 넘어선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환자의 생명을 볼모 삼은데다, 대화 테이블을 어렵게 마련한 정부의 제안마저 '무시'하는 건 '직무유기' 아니냐는 것이다.

김성주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 대표는 "의사들의 직무유기에 환자들은 분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전공의들에게는 돌아오라는 말은 안 하면서, 고통받고 있는 환자들한테는 왜 참아달라고 하느냐"며 "의대 교수들의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성토했다.

남은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회정책국장도 "의료법상 의사는 정당한 이유 없이 진료를 거부할 수 없어 직무유기는 물론 '불법행위'로 볼 여지가 있다"며 "정부를 압박하려는 이유로 휴진하는 것은 정당한 이유로서 진료를 거부하는 게 아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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