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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내렸어도 우루과이 국민은 여전히 울상… “생활물가, 유럽보다 비싸”

인플레 내렸어도 우루과이 국민은 여전히 울상… “생활물가, 유럽보다 비싸”

기사승인 2024. 04. 30.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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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에서 가장 물가가 비싼 고급 휴양지로 알려진 우루과이의 푼타 델 에스테. /일간 라나시온
우루과이에서 물가가 비싸도 너무 비싸다는 국민적 불만이 커지고 있다. 우루과이는 소득을 기준으로 보면 신흥 경제국이지만 생활물가는 선진국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는 대표적 남미국가다.

일간 암비토 피난시에로는 29일(현지시간) "5월을 앞두고 우루과이 정부가 유류 최고가를 얼마로 책정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루과이 정부는 매달 수입가를 기준으로 휘발유 등 유류 최고가격을 공시한다.

우루과이의 한 농민은 "벼 수확을 앞두고 있어 농기구 사용이 늘어날 시기"라며 "유가가 워낙 비싸 부담이 큰데 이런 계절적 특성을 감안해서라도 정부가 가격을 낮춰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계 에너지가격을 비교하는 사이트인 글로벌 패트롤 프라이스(Global Petrol Prices)에 따르면 우루과이의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76.5페소(약 2달러)로 세계에서 16번째로 비싸다.

유류뿐 아니라 우루과이의 생활물가는 전반적으로 매우 비싼 편이다. 5%대로 올해 스타트를 끊은 소비자물가지수가 3월 3.8%까지 떨어지면서 2005년 8월 이후 19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물가에 대한 국민적 불만이 큰 이유다.

국가·도시별 통계 비교사이트 넘베오(NUMBEO)의 최근 물가순위에서 우루과이는 146개국 가운데 37위에 랭크돼 일본(47위), 스페인(54위)을 앞질렀다. 340만 인구의 절반이 모여 사는 우루과이의 수도 몬테비데오의 빵 가격은 이웃국가 파라과이보다 300% 비싸 남미 으뜸이었고 달걀은 일본 도쿄보다 200% 이상, 카푸치노(커피의 일종)는 스페인 마드리드보다 66% 더 비쌌다.

28년째 유럽에서 살고 있다는 우루과이 출신 마리아(48, 여)는 인터뷰에서 "우루과이에 올 때마다 비싼 물가에 놀란다. 마트에 가면 (유럽보다) 비싸지 않은 게 없고 특히 샴푸, 치약, 과일 등은 너무 비싸 가격표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세계은행의 자료를 보면 우루과이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1만8000달러로 남미에서 가장 높다. 미화로 환산한 최저임금도 월 580달러로 남미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선진국을 비웃는 듯한 고물가에 국민은 울상을 짓는다.

몬테비데오의 한 이발소에 일한다는 호세 루이스(54)는 "우루과이는 비싸도 너무 비싼 나라"라며 "월급을 받아도 생활비가 부족하기 일쑤"라고 하소연했다.

여기엔 구조적 원인이 있다고 현지 경제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특히 물가에 영향이 큰 주요 원인은 세금이다. 우루과이의 부가세율은 22%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편이다. 수입품은 여기에 25~35% 관세와 기타 5%의 세금이 더 붙는다. 수입품가격의 절반은 세금인 경우가 비일비재한 건 이 때문이다.

넘베오에 따르면 우루과이는 폭스바겐의 세계적인 베스트셀링카 골프의 가격이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비싼 국가다. 우루과이 가톨릭대학 산하 경제관측소의 하비에르 데 아에도 소장은 "우루과이에서 자동차가 비싼 건 세금이 비중이 지나치게 높기 때문"이라며 "자동차가격의 50%는 세금"이라고 말했다.

물가가 비싸다 보니 긴축은 일상이 됐다. 한 소비자는 "물가가 워낙 비싸 절약 외에는 생존의 방법이 없다"며 "전기를 아끼고 외식은 피하면서 주로 할인상품을 구입하는 게 월급으로 한달을 견디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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