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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7개 계열사 대표선임 돌입… 조병규 연임 ‘안갯속’

우리금융, 7개 계열사 대표선임 돌입… 조병규 연임 ‘안갯속’

기사승인 2024. 09. 26.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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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1차 자추위 선임 절차 착수
금융사고 논란에 새 은행장 거론
업계, 기동호·김범석·유도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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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그룹이 계열사 CEO(최고경영자) 선임 절차에 착수한 가운데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의 복심에 관심이 모아진다. 임 회장의 임기는 2026년 3월까지로 1년 6개월이 남았다. 남은 임기내 자신과 손발을 맞출 수 있는 CEO를 선임해야 하는 상황이다. 임 회장은 지난해 취임 이후 증권사와 보험사 인수에 매진하며 그룹의 경쟁력을 키웠다. 앞으로 남은 1년간 자신을 서포트하며 실적은 물론 은행내 각종 사고와 파벌 싸움을 끝낼 수 있는 인물로 결정해야 한다.

현재 우리금융 이사회는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를 열고 올 연말 임기가 종료되는 자회사 7곳의 CEO를 추천할 예정으로, 자추위 위원장은 임 회장이다. 계열사 중에선 우리은행이 가장 주목받고 있다. 수백억원대 금융사고와 부정대출로 인해 조병규 우리은행장에 대한 책임론이 부각되고 있어서다. 지난해 7월 취임한 조 행장의 임기는 1년 6개월에 불과해 통상적인 CEO 임기로만 본다면 연임은 가능한 상황이지만 금융사고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단점이 있다.

업계에선 내부인사로 기동호 기업투자금융부문장과 김범석 국내영업부문장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유도현 경영기획그룹 부행장과 정진완 중소기업그룹 부행장도 거론된다. 자회사 대표 중에선 무게감 있는 후보로 우리금융캐피탈의 정연기 대표가 언급된다.

차기 우리은행장에 외부 인사가 올 가능성도 크다. 임 회장이 그간 우리은행에서 벌어진 금융사고나 조직내 파벌 등 문제점을 인지한 이상, 전혀 새로운 인물로 은행을 바꾸고자 할 수 있어서다. 일각에서 외부 출신 깜짝 발탁 인사가 올 가능성을 두고 있는 배경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이사회는 27일 1차 자추위를 연다. 이날 우리금융 이사회는 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자추위 운영 계획 등을 논의했다.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모범관행에 따라 대표이사 임기만료 3개월 이전에 경영승계 절차에 착수해야 한다. 이르면 11월 말 차기 우리은행장 최종 후보군이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에도 3월 24일 우리은행장 롱리스트 후보군 4명을 선정한 후 두달만에 숏리스트와 최종 후보군 추천까지 마쳤다. 우리금융은 올해도 롱리스트 후보군에 대해 △1차 외부 전문가 인터뷰 △2차 외부기관 다면평가 △이사회에 사업계획 및 사업보고 등의 절차를 거치는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을 운영할 방침이다.

업계선 이번 롱리스트에 약 4~5명이 추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우리금융은 우리은행 내부 출신 2명, 자회사 대표 2명을 롱리스트로 선정했다. 통상 전략과 기획, 국내영업부문 등 주요직에 있는 임원들이 은행장 후보가 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동호 부문장과 김범석 부문장, 유도현 경영기획그룹 부행장이 후보군으로 점쳐진다.

기 부문장은 1965년생으로 광주상고, 경기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특히 기 부문장은 평화은행 출신이라 한일과 상업은행의 계파갈등에서 자유롭다는 평을 받는다. 우리은행은 한일과 상업은행 합병으로 한빛은행으로 출범한 후 평화은행을 흡수하면서 현재 우리은행이 됐다. 기 부문장은 투자금융부를 거쳐 여의도 기업영업본부 본부장 등을 지낸 IB전문가다. 현재 CIB(기업투자금융)그룹장을 겸직하고 있어 중소기업그룹과 글로벌그룹을 모두 총괄하고 있다.

1966년생인 김 부문장은 현재 국내영업부문 겸 개인그룹을 이끌고 있다. 해당 그룹엔 자산관리, 기관, 부동산그융그룹이 속해있다. 서대전고와 충남대 무역학과를 졸업했으며 이후 삼성기업영업본부, 중국우리은행, 대기업심사부, 부동산금융그룹 부행장 등을 역임했다. 조 행장과 같은 상업은행 출신으로 최근 증가세를 보인 개인여신 실적과 자산관리, 기관영업 등의 실적이 김 부문장의 역량 평가에 반영될 것이란 시각이다.

유 부행장은 은행내에서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인물로 꼽힌다. 1968년생으로 가장 젊은데다가 경성고, 고대 사학과를 졸업한 후 1994년 상업은행으로 입행했다. 전략기획부와 인사부 근무 경력이 길다. 이후 우리아메리카은행 부부장과 런던지점 본부장까지 역임하며 해외 근무 경험도 충분하다.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 시절에는 비서실장 직무대리로도 근무하며 요직을 거쳤다. 유 부행장은 현재 공시책임자 및 전략기획, 재무관리 주요업무집행책임자 등 CFO(최고재무책임자)로써 맡은 업무도 상당하다. 조병규 현 행장과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이승열 하나은행장도 CFO출신 행장이다. 유 부행장의 부친은 1999년부터 2005년까지 대법관을 지낸 유지담 씨다.

자회사 대표 중에선 정연기 우리금융캐피탈 사장이 손에 꼽힌다. 1964년생인 정 사장은 1991년 우리은행에 입사해 전략기획팀, 경영혁신실, 개인영업전략부 등을 거쳐 중소기업그룹장까지 지냈다. 당시 캐피탈 대표였던 조병규 행장이 은행장으로 선임되면서 남은 임기 1년 7개월을 이어받았다. 서울 용문고 출신으로 연세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내부에선 '합리적인 인물'로 통한다. 정진완 중소기업그룹 부행장도 우리은행장 후보군 중 하나다. 1968년생인 정 부행장은 기관영업전략부와 본점영업부 , 중소기업전략부 등을 거친 기업영업 전문가로, 임 회장 취임 직후 비서실장 후보로도 거론됐던 인물로 전해진다.

조 행장의 연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 행장의 임기는 올 연말까지로 지난해 7월 취임했던 점을 감안하면 1년 6개월의 짧은 임기를 지내는 셈이다. 또한 임 회장 체제에서 은행장 승계 프로그램을 가동하며 낙점한 첫 행장으로, 조직문화 개선 적임자였던 만큼 1년 연임 가능성도 있다. 다만 부정대출과 최근 벌어진 금융사고에 대해 사전인지를 하지 못한 점, 내부통제에 실패한 점 등이 발목을 잡는 부분이다.

특히 이번 계열사 CEO와 은행 임원들 중에서도 부정대출 관련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비판도 나오는만큼, 은행을 떠난 퇴직 임원들 중 차기 행장이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임 회장이 이미 지난 2년동안 우리금융을 이끌면서 실적 부진, 계파갈등, 내부통제 부실 등의 문제를 봤을 때 내부에선 적임자가 없다고 판단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현재 CEO나 임원 중에선 최근 발생한 금융사고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면서 "차기 행장 후보를 두고 외부 출신 인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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