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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오픈뱅킹’이 뭐길래…‘희비’ 엇갈리는 은행-핀테크

[취재뒷담화]‘오픈뱅킹’이 뭐길래…‘희비’ 엇갈리는 은행-핀테크

기사승인 2019. 09. 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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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어플리케이션(앱), 몇 개나 사용하시나요? 모바일뱅킹이 생활화되면서 거래은행이 부쩍 많아졌죠. 흩어져 있는 계좌를 앱 하나로 한눈에 볼 수 있는 서비스인 ‘오픈뱅킹(Open Banking)’이 다음달 등장할 예정입니다. 이 시스템에 토스, 뱅크샐러드와 같은 핀테크업체들도 참여할 계획인 만큼, 소비자들의 편의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핀테크업계와 은행권의 분위기가 사뭇 달라 보입니다. 핀테크 업체들은 웃고 있는 반면, 시중은행들은 부쩍 긴장하고 있습니다.

오픈뱅킹은 오는 12월 정식 오픈을 목표로 금융위원회가 주도해 진행되고 있는 사업입니다. 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고객 금융데이터가 다른 은행이나 핀테크업체에 공유되도록 장벽을 없애겠다는 것인데요. 지금까지는 A은행 계좌를 조회하려면 반드시 A은행 앱을 사용해야 했지만, 이제는 B은행이나 핀테크 앱에서도 쉽게 계좌조회가 가능해질 전망입니다. 적금·대출 등 각종 상품도 손쉽게 비교할 수 있죠.

시중은행들은 오픈뱅킹이 그리 달갑지만은 않습니다. 데이터 장벽이 무너지면서 고객 유치 전쟁이 심화될 것이 때문이죠. 거기다 플랫폼 기술력을 토대로 등장한 핀테크 업체들이 가세하면서 경쟁자들도 많아졌습니다. 앞으로 앱 플랫폼 기술력과 편의성이 뛰어난 금융회사가 오픈뱅킹 전쟁터에서 승기를 거머쥘 것으로 보입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도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넓어지고 편의성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라면서도 “은행들은 기존 고객을 타사에게 뺏길 수도, 가져올 수도 있어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은행권 한편에선 오픈뱅킹이 핀테크를 위한 정책이란 불만도 나옵니다. 핀테크 업체가 은행결제망을 사용하려면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는 데요. 오픈뱅킹을 시행하면 펜테크 기업들이 은행에 지불하는 수수료가 절반 이하로 내려가 은행들의 수익성이 나빠질 수 있습니다. 여기에 오픈뱅킹의 유지·관리 등 운영비용까지 은행들이 분담하게 됐습니다. 은행권 관계자는 “다음달 시범운영 시기에 맞춰 각 은행들이 오픈뱅킹 시스템을 준비중”이라며 “앞으로 더욱 경쟁은 치열해질 전망인데, 수수료 수익부터 운영 관리비용 등까지 은행이 다 떠안아야 한다”라고 하소연하고 있습니다.

금융위는 오픈뱅킹에 증권사, 저축은행, 상호금융권 등 향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입니다. 앞으로 오픈뱅킹 내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죠. 공정한 경쟁을 위해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는 일도 좋지만, 자칫하면 과당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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