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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 反쿠데타 시위대 석방… “눈 가리고 아웅” 비판

미얀마 군부, 反쿠데타 시위대 석방… “눈 가리고 아웅” 비판

기사승인 2021. 07. 01.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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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anmar Prisoner Release <YONHAP NO-7346> (AP)
지난달 30일 미얀마 양곤 인세인 교도소 밖에서 반(反)군부 시위에 참여했다 체포된 친구와 가족들의 석방을 기다리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 군부는 이날 약 2300명의 수감자를 석방했다./제공=AP·연합
지난 2월 쿠데타를 일으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끌던 민선정부를 전복한 미얀마 군부가 반(反)쿠데타 시위대 2300여명을 석방했다. 군부는 반쿠데타 시위를 독려한 유명인들에 대한 기소까지 철회했으나 “국제사회에 보여주기용”, “고마워 할 필요가 없는 조치”라는 비판은 여전하다.

1일 이라와디·미얀마 나우 등 현지매체와 AP·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얀마 군부는 전날 반쿠데타·반군부 시위 참가를 이유로 구금했던 2300여명을 석방하기 시작했다. 열악한 환경과 잔혹한 고문으로 ‘지옥’이라 불리며 정치범을 수감하는 인세인 교도소에서도 720명 이상이 풀려났다.

미얀마 독립매체로 쿠데타 사태에 대해 보도하던 미얀마 나우는 30일 인세인 교도소 앞에는 아침부터 사람들이 몰려 친구와 가족들의 석방을 기다렸다고 전했다. 이날 석방된 사람들 가운데는 지난 2월 27일 시위를 취재하다 체포돼 124일간 구금됐던 미얀마 나우의 기자 등 일부 언론인도 포함됐다. 석방된 이들은 버스 안에서 창문을 통해 군중들에게 손을 흔들고 저항의 상징인 세 손가락 경례를 해보였다고 매체는 전했다. 군부 대변인인 조 민 툰 소장은 이라와디에 “전국에서 2296명을 석방했다”며 “이들은 시위에 참여했지만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 않았고 폭력 행위에 가담하지 않은 이들”이라고 설명했다. 군부는 반(反)쿠데타 시위 참여를 독려했다며 선동죄로 기소했던 유명인사 24명에 대한 기소도 취하했다.

군부는 앞서 지난 3월 말 628명의 시위대를 석방했다. 훨씬 더 많은 인원을 석방한 이번 조치를 놓고 인권단체인 정치범지원협회(AAPP)는 “억압적인 통치를 완화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군부는 더 많은 민간인들을 구금하고 고문할 계획”이라고 경고했다.

우 보 치 AAPP 공동 사무총장은 “군부는 애초에 구금되어선 안 될 사람들을 체포하고 있으며 석방된 사람들은 트라우마로 고통받고 위협을 받을 것”이라며 “군부는 (민간인) 체포를 이어가는 와중에 사람들을 석방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이것을 휴식으로 받아들여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어떤 석방이든 아웅산 수치 고문의 석방을 포함한 진정한 개혁을 목표로 해야 한다. 폭력은 반드시 종식돼야 하며 고문과 살인을 저지른 자들은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AAPP 활동가였던 툰 치 역시 이번 석방을 “정치지도자들과 수감자들을 무조건 석방한 것이 아니라 국제사회의 압력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며 “고마워 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군부의 이번 석방에 수치 고문이 이끌던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주요 의원들과 여전히 많은 언론인들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프론티어 미얀마 편집주간인 미국 국적의 대니 펜스터는 물론 쿠데타에 비판적인 보도를 해온 현지 매체 편집장과 기자들이 아직 구금된 상태다.

AAPP에 따르면 지난 2월 쿠데타 이후 지난달 30일까지 총 884명이 군부의 폭력에 의해 목숨을 잃었고 6435명이 체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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