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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대선 포기한 두테르테, 딸은 대선 출마·아버지 정당 선긋기

필리핀 대선 포기한 두테르테, 딸은 대선 출마·아버지 정당 선긋기

기사승인 2021. 10. 05.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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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ilippines Politics <YONHAP NO-2549> (AP)
지난 2일 2022 대선 부통령 후보 출마를 철회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자신의 최측근 크리스토퍼 고 상원의원의 부통령 후보 출마를 지지하고 있다/제공=AP·연합
내년도 대선에서 부통령 후보로 출마하려던 로드리고 두테르테 현 필리핀 대통령이 출마를 포기하고 정계 은퇴를 발표한 가운데 그의 딸인 사라 두테르테 카르피오가 “아버지의 정당이자 집권당인 ‘PDP 라반’의 당원이나 기수가 될 생각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정계 은퇴가 “딸의 대선 출마를 위한 길을 닦는 것”이란 분석이 나왔던 가운데 대선 레이스의 안개가 짙어지고 있다.

5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사라 두테르테 다바오 시장의 대변인인 크리스티나 가르시아 프라스코는 사라 시장이 대선 출마 의사가 없다며 “사라 시장은 현재 또는 가까운 미래에도 집권당인 PDP 라반의 당원이나 기수가 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필리핀에서 세번째로 큰 도시인 다바오 시장을 맡고 있는 사라 시장은 지난 2일 대선 후보 등록 대신 다바오 시장 재선에 도전하겠다며 후보 등록을 마쳤다.

앞서 지난 2일 두테르테 대통령은 부통령 후보 출마 포기를 선언하며 자신의 딸이 대선에 출마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부통령 후보 등록을 마친 크리스토퍼 고 상원의원과 사라 시장이 러닝메이트로 대선에 출마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두테르테 대통령이 긍정적으로 답한 것이다. 이를 두고 두테르테 대통령의 부통령 출마 포기와 정계 은퇴도 딸의 대선 출마를 위한 길을 닦는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사라 시장은 지난 3일 대선에 출마할 것이냐는 AFP통신의 질문에 문자 메세지로 “아니다”란 답장을 보낸 데 이어 대변인을 통해 이같이 선을 그은 셈이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정당이자 현 집권당인 PDP 라반은 아직 대통령 후보를 정하지 않았다. PDP 라반은 “사라 시장이 자신의 깃발을 내걸고 대선에 출마할 수 있는 문이 열렸다”며 “선택은 사라 시장의 몫”이라며 여지를 남겨뒀다. 현행 선거법상 사라 시장은 다음달 15일까지 후보 등록을 철회하고 다른 선출직에 출마할 수 있다. 로이터 통신은 “사라 시장의 대권 도전 가능성은 계속 열려있는 상황”이라 덧붙였다.

PDP 라반에서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최측근은 고 상원의원이 부통령 후보로 출마 등록을 마쳤다. 사라 시장의 대선 출마가 가장 급한 것은 두테르테 대통령이란 관측도 나온다. 지난달 15일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두테르테 행정부의 ‘마약과의 전쟁’을 반인륜 범죄로 규정하고 정식 조사에 나서겠다는 검사실의 요청을 승인함에 따라 두테르테 대통령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딸을 후임으로 내세울 것이란 전망이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지지자들도 “가자 사라”라는 플랜카드 등을 내걸며 대선 출마를 요구하고 있다.

사라 시장이 비록 대선 출마에는 관심이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그는 최근 대선 후보 지지 여론조사에서도 선두를 달리고 있다. 정치분석가 에드먼드 타야오는 로이터 통신에 “사라 시장은 유일하게 논리적인 행정부 후보다. 행정에 대한 많은 공격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사라 시장이 아버지로부터 독립적인 정치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분석가들도 사라 시장의 대선 출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고 있지 않다.

필리핀은 내년 5월 선거를 통해 정·부통령을 포함해 1만8000명에 달하는 상·하원 의원과 정부 관료들을 대거 선출한다. 대통령의 임기는 6년 단임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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