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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스타’ 출신 파키스칸 전 총리 체포…전국 곳곳서 유혈사태

‘스포츠스타’ 출신 파키스칸 전 총리 체포…전국 곳곳서 유혈사태

기사승인 2023. 05. 10.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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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에서 임란 칸 전 총리가 체포된 이후 전국에서 지지자들의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을 발사하고 있는 파키스탄 경찰의 모습./제공=AFP·연합
파키스탄에서 스포츠 스타 출신의 임란 칸 전(前) 총리가 부패혐의로 체포되자 전국 곳곳에서 폭력시위가 벌어지며 유혈 사태가 발생했다. 곳곳에서 벌어진 격렬한 시위에 당국이 긴급 명령으로 집회를 금지하고 인터넷과 모바일 데이터망을 차단하며 정국 혼란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10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칸 전 총리는 전날 파키스탄의 수도 이슬라마바드 고등법원에서 파키스탄 반부패기관인 국가책임국(NAB) 요원들에 의해 체포됐다. 칸 전 총리의 체포엔 진압 장비를 착용한 준 군부대급 인원 수십 명이 동원돼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체포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칸 전 총리의 측근들은 "준군사조직을 동원한 납치"라고 주장했다.

칸 전 총리의 체포 이후 파키스탄 주요 도시에선 지지자들의 격렬한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AP토신은 발루치스탄주의 주도 퀘타에서 시위대와 군대 간 유혈 충돌로 최소 1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남부 카라치·북부 페샤와르·서부 라호르 등에서 열린 집회에서도 15명이 부상했고, 특히 칸 전 총리가 이송된 라왈핀디에서는 시위대가 육군본부의 정문을 공격하기도 했다.

전국으로 확산하는 격렬한 시위에 당국은 전국 4개 주(州) 가운데 3개 주에 집회를 금지하는 긴급 명령을 내렸다. 당국은 경찰을 동원해 최루탄을 쏘며 시위대 해산에 나서는 한편 이슬라마바드 등 주요 도시에서 인터넷과 트위터·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가 차단됐고 일부 사립학교들은 10일 하루 휴교를 결정하기도 했다.

라나 사나울라 내무부 장관은 그의 체포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뇌물수수 사건과 관련돼 체포됐다"고 밝혔다. 법무부 역시 "조사에 협력하지 않아 체포가 불가피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칸 전 총리가 이끄는 파키스탄 정의운동당(PTI)은 그가 10일 부패 혐의와 관련해 재판 출석을 앞두고 있었다며 "권력자의 노골적인 사법 개입 사태"라 비판하며 "체포가 아니라 납치"라 비난했다.

파키스탄의 국민스포츠로 꼽히는 크리켓 국가대표 출신인 칸 전 총리는 2018년 군부의 지원으로 총선에서 승리해 총리직에 올랐다. 하지만 군부와 사이가 틀어지며 지난해 4월 의회불신임 투표로 총리직에서 쫓겨났다. 칸 전 총리는 재임 시절 외국 관리로부터 받은 고가 선물을 은닉하거나 부당이득을 취했다는 86건의 부패 혐의를 받고 있다. 칸 전 총리는 저명한 언론인의 암살 사건 배후엔 고위 군 장교가 연루돼 있고, 자신의 부패 혐의도 군부가 뒤집어 씌운 것이라 주장하는 등 군부와 대립하고 있다.

파키스탄에서는 아직 임기를 다 채운 총리가 없고, 군부가 국가 역사의 거의 절반을 통치해 왔다. 로이터통신은 "이런 파키스탄에서 정치적 내분은 흔한 일"이라고 전했다. 오는 10월 총선이 예정된 파키스탄에선 칸 전 총리의 이번 체포로 그의 정당과 지지자들의 대정부 투쟁 수위가 더욱 높아지며 혼란스러운 정국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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