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의료대란] 교육부, 의대 교육 ‘마비’되자 의대협에 대화 요청

[의료대란] 교육부, 의대 교육 ‘마비’되자 의대협에 대화 요청

기사승인 2024. 03. 11. 14:45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이주호, 의대협에 “학사 운영 정상화·학습권 보호 논의하자”
"13일 오후 6시까지 답신해달라" 요청
10곳 수업 거부, 30곳은 개강연기 혹은 휴강
개강연기 시한 넘기면 '집단유급' 확대 우려
텅 빈 의대 강의실
전공의 집단사직이 3주째 접어든 가운데 11일 오전 부산대 양산캠퍼스 의과대학 강의실이 텅 비어 있다./연합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1일 의대 입학정원 증원에 반발해 집단행동에 나선 의대생들에게 대화를 제의했다. 교육부가 의대생들의 휴학계 신청과 수업 거부 등으로 수업 공백이 장기화되고 '집단 유급'까지 우려되자, 공식적인 소통을 통해 이들을 설득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이 부총리는 각 의대 학생 대표로 구성된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의 대표에게 연락해 대화를 제안했다.

이 부총리는 의대협 측이 13일 오후 6시까지 대화에 응하겠다고 답신하면, 의대 학사운영 정상화 및 학생 학습권 보호에 대해 함께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까지 의대협 측은 이 부총리에게 답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는 의대협이 대화에 응하는 경우 의대 학사 운영을 정상화하고 학생들 학습권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현재 교육부는 이들의 동맹휴학 신청을 허가하지 않도록 대학에 요구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20일 의대생 집단행동이 시작된 후 이 부총리는 의대 운영 40개 대학의 총장과 교무처장을 수차례 소집해 동맹휴학을 허가하지 말 것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의대 학생들은 각 대학이 집단행동으로 간주되는 휴학 신청을 허가하지 않자 수업 거부로 맞서고 여기에 의대교수들까지 나서면서 의대 교육이 사실상 '마비' 상태가 되고 있다.

중대본에 따르면 이날까지 10개 의대에서 수업 거부가 확인됐다. 나머지 30개 의대는 개강을 연기했거나 휴강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또 전날(10일) 기준으로 전국 40개 의대에서 정상적인 절차 등을 지킨 '유효 휴학 신청' 건수는 1건이었다. 유효 휴학 신청 건수는 누적 5446건으로 지난해 4월 기준 전국 의대 재학생(1만8793명)의 29% 수준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나머지 30개 대학은 수업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음에도 통계가 안 잡히는 걸로 봐 통상적으로 학사 조정 등 일정을 조정했다고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의대생들의 반발이 갈수록 거세지면서 '집단 유급'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대부분 대학은 학칙에 따라 수업일수 3분의 1 또는 4분의 1 이상 결석하면 F학점을 주고, F학점을 한 번이라도 받은 학생은 유급 처리된다. 또 개강 연기도 마냥 미룰 수만은 없다. 고등교육법 등 실정법상 각 대학은 1학기 수업일수를 적어도 15주 확보해야 해서 개강 연기해도 한다.

이에 여름방학 없이 8월 말까지 수업을 할 경우, 적어도 5월 20일에는 개강해야 한다. 수업 운영 등을 현실적으로 고려하면 그보다 한 달 앞선 4월 말에는 수업을 시작해야 한다는 게 교육계 중론이다.

그러나 교육부는 개별 학교의 유급 관련 상황은 파악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부 관계자는 "유급 여부는 학칙으로 정하게 돼 있고, 학교별·학년별로 상황이 다르다"라며 "아직 개별 학교가 어떤 상황인지 까지는 파악하고 있진 않지만 상황은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집단 유급'을 막을 방안도 아직 논의되고 있지 않다.

교육부 관계자는 "개별대학마다 차이가 있기 때문에 (집단 유급이) 가시화될 때 대학들과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가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하는 의대 학사 및 휴학 상황 등에 대한 통계를 명확하게 내놓지 않으면서 관련 추계를 축소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개강 연기나 휴강한 대학 수를 공식 집계하지 않고 있는데다, 지난달 28일까지 전체 의대생의 72.8%가 휴학계를 냈다고 밝힌 것을 끝으로 미허가 휴학 신청에 대해서는 발표하지 않고 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