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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포스코 노조위원장이 ‘잠정합의안’ 도출 후 건넨 첫 마디

[취재후일담] 포스코 노조위원장이 ‘잠정합의안’ 도출 후 건넨 첫 마디

기사승인 2023. 11. 05.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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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준
박완준 산업부 기자
"노조위원장의 부정적인 발언으로 잠정합의안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져 반대 의사를 밝히는 조합원들이 대거 나타났습니다."

오는 9일 포스코 잠정합의안의 찬반투표를 앞두고 내부에서 나오는 반응입니다. 앞서 김성호 포스코 노조위원장은 사측과 줄다리기 끝에 지난달 31일 새벽 잠정합의안 도출에 성공했지만, 하루 만에 모든 조합원에게 건넨 인사는 조금 의아했습니다.

김 노조위원장은 "모든 노조원은 압박과 회유를 무시하고 투표해 주십시오. 쟁의대책위는 모든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소신 있는 투표를 부탁드립니다"라고 말하며 사측과 합의안에 대해 긍정적인 투표를 요구하는 보통의 노조위원장들과는 다른 행보를 보였습니다.

특히 김 노조위원장이 언급한 '압박'과 '회유'라는 부정적인 단어에 조합원들의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습니다. 당초 조합원들을 의식해 대폭적인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쟁의 행위를 준비하는 등 갈등의 골이 깊어졌지만, 김 노조위원장이 태세를 전환해 사측의 의견 대부분을 수용하는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포스코 노조는 기본급 13.1% 인상을 위해 교섭을 24차례 진행하며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까지 했지만, 결국 잠정합의안에서 3% 초반대에 불과한 기본급 인상이 합의됐습니다. 이에 중노위 조정중지 선언까지 나왔음에도 결과적으로 얻은 부분이 없다는 비난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포스코보다 임금이 낮았던 한국철강이 1인당 평균 연봉이 1억2100만원이라는 점도 내부적으로 불만이 큰 상황입니다. 포스코의 업무 강도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에 반해 직원들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포스코 내 소수노조인 포스코자주노조(옛 금속노조 산하)에서도 반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들은 지난해 직원들이 힌남노 태풍으로 물에 잠긴 제철소를 135일만에 정상화한 기적을 만든 만큼, 직원들에게도 상응하는 보상이 있어야한다는 목소리에 힘을 주고 있습니다.

국내 철강업계를 이끄는 포스코가 노조 리스크에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잠정합의안을 성공적으로 도출해 55년 만의 첫 파업을 피할 수 있게 됐다는 장밋빛 전망을 기대했지만, 찬반투표에서 부결 가능성도 커졌기 때문입니다. 마지막 단계가 남아있는 만큼 사측과 쟁의대책위는 잠정합의안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데 의기투합해 모두 발전할 수 있는 방향으로 함께 나아가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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