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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료대신 내부출신”… 농협금융 차기회장 선정 변화 조짐

“관료대신 내부출신”… 농협금융 차기회장 선정 변화 조짐

기사승인 2024. 06. 1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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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말 임기 만료… 연임가능성 낮아
농협금융 CEO 관료출신 의존 관행
경쟁력 갖춘 내부인사 등용 목소리

이석준 농협금융그룹 회장과 그룹 핵심 자회사 농협은행 사령탑 이석용 행장의 임기가 올해 말 종료됨에 따라 이들의 거취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농민 대통령'으로 일컬어지는 농협중앙회 회장에 강호동 회장이 올해 3월 취임하면서, 농협중앙회를 비롯해 계열사 CEO(최고경영자) 인사는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여겨져 왔기 때문이다.

특히 2012년 신경분리 이후 7명의 농협금융 회장 중 5명이 관료 출신이었을 정도로 농협금융 CEO는 관료 출신 전유물로 여겨졌는데, 이러한 관행에도 변화의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농협금융이 출범한 지 10년이 훌쩍 넘은 만큼, 이젠 관료 출신에 의존하는 관행을 끊어내고 능력 있는 내부 인사가 농협금융을 이끌어야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춰나갈 수 있다는 요구들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석준 농협금융 회장과 이석용 농협은행장이 올해 말 임기 만료를 맞는다. 이에 따라 하반기 들어서는 이 회장과 이 행장의 거취와 함께 후임 CEO의 윤곽이 드러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1월 임기를 시작한 이 회장과 이 행장 모두 이성희 전 농협중앙회장 당시 선임된 인사들이다. 특히 이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 후보시절 선거캠프로 영입한 경제분야 1호 인사이고, 당선 이후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특별고문을 맡는 등 현 정부와 관계가 깊은 인물이다.

이석용 행장은 경기도 파주 출신으로, 성남 출신인 이성희 전 회장이 등용한 인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전 회장이 물러나고 강호동 회장이 농협중앙회 사령탑에 오르면서 농협 내 주요인사에도 변화가 예고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 회장과 이 행장 모두 연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관측된다. 2012년 농협금융 출범 이후 이석준 회장까지 7명이 농협금융을 이끌었지만, 1년 연임에 성공한 인물은 4대 김용환 전 회장과 5대 김광수 전 회장 둘 뿐이다. 이들 중 김광수 회장은 은행연합회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되면서 연임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농협은행장 중에선 이대훈 전 농협은행장을 제외하고는 연임에 성공한 은행장은 없었다.

특히 농협은행을 중심으로 배임 등 대규모 금융사고가 잇달아 발생한 점도 이석준 회장과 이석용 행장의 연임 가능성을 낮추는 대목이다.

강호동 회장이 지난달 "최근 농협과 관련된 사건·사고가 다수 발생해 농협의 공신력이 심각하게 훼손됐다"면서 '중대사고와 관련한 대표이사 연임 제한' 등 범농협 차원의 내부통제와 관리 책임 강화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또한 관료출신 일색이던 농협금융 회장 자리에 내부출신 인사에 대한 검토도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신경분리 10년이 넘었고, 농협금융이 5대 금융그룹 중 한 곳으로 자리 잡은 만큼 이제는 농협 내부 출신 중 경쟁력이 있는 인물을 농협금융 회장으로 선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강호동 회장 취임 초기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인사와 관련해 이석준 회장과 잡음이 있었던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석준 회장을 포함해 7명의 농협금융 회장 중 3개월 임시로 회장직을 맡았던 신충식 전 농협은행장을 제외하면, 6명의 CEO 중 5명이 관료 출신이었다. 성공적으로 농협금융을 이끌었다고 평가받는 손병환 전 회장만 농협 내부 출신 CEO였다.

한편 강호동 회장이 설립을 지시한 미래전략실의 역할 핵심은 범농협 조직개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래전략실 역할은 농협의 경쟁력 강화와 미래성장동력 발굴이지만, 계열사 관리도 주된 기능이다. 이에 하반기 이뤄질 농협 인사 역시 미래전략실 구축과 연결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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