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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한국인 여행자들 대상 사기·범죄 극성

인도, 한국인 여행자들 대상 사기·범죄 극성

기사승인 2016. 10. 24.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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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약물강도 올해 5건 확인
실제 여행객들 대상으로 사기와 범죄 많아...
인도 기차역
인도 기차역에서는 기차역직원이라 속여 접근해 사설여행사로 데려가는 사기가 극성이다/=정인서 뉴델리(인도) 통신원
최근 인도에서 한국인 여행자들을 대상으로 한 약물강도 범죄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22일 주인도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인도로 여행을 온 21살의 한국 대학생은 지난 11일 인도 수도 뉴델리를 관광하던 중 자신을 네팔 관광객이라고 소개한 남성에게 강도를 당했다. 이 대학생은 남성과 동행했고, 상대방이 권한 음료수를 마신 후 정신이 몽롱해지면서 주저앉았다. 이어 귀중품을 잃어버릴 수 있으니 자신에게 맡기라고 한 남성에게 1만 2000루피(약 20만 원)를 건넸고, 남성은 사라졌다. 피해자는 대사관의 도움으로 현지 경찰에 신고했다.

대사관은 올해 들어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약물강도 사건이 총 5건이 발생했다며 홈페이지와 한인회, 인도여행카페에 피해사례를 알리고 주의를 당부했다.

실제 인도에서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한 사기와 범죄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뉴델리 기차역
인도 뉴델리 기차역의 모습/=정인서 뉴델리(인도) 통신원
인도에서의 사기 행각은 공항을 빠져나오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대부분의 여행객들은 공항에서 여행자의 거리라고 불리는 파하르간즈(Paharganj)로 가기위해 택시 또는 지하철을 이용한다. 이때 자신을 공항직원 또는 택시기사라고 소개하는 사람들이 나타난다. 그들은 “지금 델리에 테러가 났다” 또는 “지금 공사 중이라 출입을 할 수 없다”라는 말을 하며 앞을 가로막는다. 그리고 자신이 속한 숙소로 데려간다. 처음 인도여행을 하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속을 수 있다.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간단하다. 그냥 무시하고 갈 길을 가면 된다.

두 번째는 ‘기차표 사기’에 많은 한국관광객들이 당한다. 파하르간즈 옆에 있는 뉴델리 기차역에서 기차를 기다리고 있으면 승무원이라는 사람이 표를 보여달라고 접근한다. 그리고는 “해당 기차는 취소됐고 다른 역으로 가야 한다”며 자신이 도와주겠다고 한다. 그렇게 그들을 따라가면 사설여행사로 안내를 하고 바가지요금을 씌워 표를 판매한다. 해결방법은 진짜 승무원을 찾거나 매표소를 가서 직접 확인하는 방법 또는 메인 전광판을 살펴보면 된다.
약물범죄
바라나시의 한 라씨집은 방(마약의 일종)을 넣어 여성외국인관광객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정인서 뉴델리(인도) 통신원
세 번째는 성추행과 성폭행이다. 여성여행객들이라면 한 번은 겪어보았을 성추행은 사람들로 붐비는 지하철이나 길거리에서 엉덩이를 만지고 허벅지를 꼬집으며 도망가는 이들과 메핸디(Mehandi, 인도 여성들이 손과 발에 그리는 그림으로 결혼식전에 많이 그린다)와 마사지를 빙자해 성추행을 한다. 이들 중 일부는 성추행을 넘어서 성폭행을 저지르기도 한다.

실제 인도에서는 혼자 여행하는 여성여행자를 강간하는 사건이 자주 발생한다. 지난해에는 북서부 라자스탄(Rajasthan)주의 자이푸르에서 한 일본여성이 자신을 관광가이드라고 소개한 남성을 따라갔고 범인이 권한 음료를 마신 후 쓰러져 성폭행을 당했다. 2014년 12월에도 23세 일본여성이 관광가이드를 포함한 5명의 인도남성에게 3주간 감금돼 집단 성폭행을 당했으며, 이후 1월에는 파하르간즈 근처에서 폴란드여성과 덴마크여성이 성폭행을 당했다. 같은 달 10대 독일 관광객이 기차 안에서 성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네 번째는 약물범죄 사건이다. 이들은 파하르간지와 유적지에서 활동을 하며 주로 홀로 다니는 여행자를 대상으로 범죄를 저지른다. 이들은 우선 친절하게 접근을 한 뒤 약물이 들어간 짜이(인도인들이 즐겨 마시는 차)와 라씨(Lassi, 인도식 요구르트로 현지인들은 물론 관광객들이 즐겨 마시는 음료) 등 각종 음료를 권한다. 음료를 마시면 정신이 몽롱해지거나 기절하게 되는데, 이 사이 모든 것을 훔쳐간다.
인도 성추행
인도의 여러 관광지 중 특히 중부 마드야 프라데시(Madhya Pradesh)주 카주라호(Khajuraho)에서 성희롱과 성추행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사진은 카주라호에서 열리는 축제를 즐기고 있는 인도인들의 모습으로 여성의 모습을 찾을 수 없다/=정인서 뉴델리(인도) 통신원
실제로 약물범죄사건을 당했던 한 한국인 피해자와 인터뷰를 통해 당시 사건을 전해 들을 수 있었다. 인도에서 생활 중인 직장인 이모씨(27)는 지난 2009년 “파하르간즈에서 약물범죄를 당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토요일 저녁 6시 즈음 자주 가던 라씨 집을 방문했다. 평소에 보이던 사장이 아닌 다른 사람이 장사를 하고 있었다”며 “별다른 의심 없이 그가 건넨 라씨를 마셨고 바로 기절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정신을 차리기까지 4시간이 넘게 걸렸다. 일어나보니 현금과 휴대폰이 없어졌다”고 했다. 이씨는 “정신을 차린 후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봤으나 그 사람의 정체를 확인 할 수 없었다. 모두 범인에 대한 대답을 회피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 몸이 다쳤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몸을 다치지 않은 것이 제일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인도에서는 모르는 이가 건네는 음식이나 음료는 가급적이면 마시거나 먹지 않는 것이 좋다”고 경고했다.

한편, 주인도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현지 경찰이 수사하고 있지만, 범인들이 CCTV가 있는 지하철역이나 식당 등에서는 감기 등을 핑계로 마스크를 써 얼굴을 가리는 등 치밀함을 보이고 있다”면서 “여행객들은 여행 중 친해져 동행하게 된 여행자 일지라도 음식물과 음료를 건넬 때는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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