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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도바, 러시아와 ‘거리두기’…“내년 옛 소련권 국가연합 탈퇴 계획”

몰도바, 러시아와 ‘거리두기’…“내년 옛 소련권 국가연합 탈퇴 계획”

기사승인 2023. 12. 21.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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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가입협상 개시 결정에 탈러시아화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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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시간) 몰도바의 EU(유럽연합) 가입을 지지하는 시민들이 수도 키시네프에서 몰도바 국기와 EU기를 함께 들고 있다./AF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닮은 꼴'인 동유럽 중립국 몰도바가 러시아와 '거리두기'를 위해 옛 소련권 국가 연합체인 독립국가연합(CIS)에서 내년 탈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몰도바 의회의 도이나 게르만 외교정책위원장은 20일(현지시간)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몰도바가 내년 말까지 CIS에서 탈퇴할 것이라며 "내년 말까지 모든 것을 마무리 짓기 위해 목표를 설정해 뒀다"고 말했다.

그는 "조금의 지연도 생기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개별 부처들의 대부분의 평가는 우리가 최종 단계에 들어섰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발언은 지난 1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EU(유럽연합)가 우크라이나와 몰도바의 EU 가입을 위한 협상을 개시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나왔다.

몰도바는 1991년 소련 붕괴를 계기로 독립했지만 친러 분리주의 반군이 국토 일부를 장기간 장악하고, 정치권에서 친서방과 친러 진영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등 러시아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2022년 2월 자국 국민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러시아의 '특별군사작전'이 몰도바까지 확장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됐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초기 러시아군 고위 당국자들은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 지역을 장악해 러시아 본토와 우크라이나, 몰도바 동부의 친러 분리주의 반군 지역 '트란스니스트리아'를 잇는다는 전쟁 목표를 내세우기도 했다.

이에 초조해진 친서방 성향의 마이아 산두 몰도바 대통령은 같은 해 3월 EU에 가입신청서를 제출했고, 그해 6월 우크라이나와 함께 EU 가입 후보국 지위를 획득하는 등 러시아와 선을 긋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옛 소련국가들의 EU 합류를 견제하고 있는 러시아는 몰도바의 '탈러시아' 움직임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15일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몰도바와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협상 개시 결정에 대해 "EU의 지지를 보여주기 위한 '정치적 결정'에 불과하다"고 폄하했다. 그러면서 이들이 수년 혹은 수십년이 지나도 EU의 엄격한 가입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미셸 호프만 벨기에 국방총장은 현지 매체 VRT뉴스와 인터뷰에서 몰도바와 발트3국(리투아니아·에스토니아·라트비아)에 대한 러시아의 잠재적 위협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와 상황이 비슷한 몰도바와 발트3국에서 러시아가 제2의 전선을 열 수 있다며,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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