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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호 국수 친동생 이영호 씨 베이징에서 별세

이창호 국수 친동생 이영호 씨 베이징에서 별세

기사승인 2024. 02. 02.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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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심근경색으로 갑자기 사망, 향년 48세
최근까지 이세돌바둑학교 운영
2일 베이징 바바오산에서 발인, 고향 전주에 안치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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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호 국수와 동생 고 이영호 씨./신랑(新浪).
한국 바둑계의 전설로 통하는 이창호 국수의 친동생 이영호 씨가 지난달 28일 중국 베이징에서 갑자기 발병한 심근경색으로 세상을 떠났다. 장례는 2일 베이징 바바오산(八寶山) 장례식장에서 가족과 지인들의 눈물 속에서 엄수된 발인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유골은 고향인 전북 전주의 모 납골당에 안치될 예정으로 있다. 향년 48세로 직계 유족은 부인 류젠창 씨와 2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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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여름 한국을 방문했던 이세돌바둑학교 학생들. 제일 뒤 왼쪽 두번째가 고 이영호 씨./신랑.
지난 1998년부터 중국과 인연을 맺은 고인은 이 국수가 방중할 때마다 일정을 함께 하면서 매니저 역할을 해온 것으로 유명했다. 이로 인해 중국의 이 국수로 통하는 창하오(常昊), 구리(古力) 9단 등과 절친한 사이가 될 수 있었다. 특히 동갑인 창하오 9단과는 절친 이상의 끈끈한 우정을 나눴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가 한중 바둑 교류의 산 증인으로 불리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고인의 별세 소식을 한국보다 중국 언론이 더 주목하고 대서특필한 것은 다 이유가 있지 않나 싶다.

고인은 중국의 바둑 영재 육성을 위해 베이징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이세돌바둑학교'를 운영하기도 했다. 이 학교는 현재까지 총 6개가 설립돼 1000여명 가까운 학생들을 교육시키고 있다. 이와 관련, 고인은 생전에 "처음에는 형의 이름을 단 학교를 세우려고 했다. 그런데 형이 자신의 이름이 들어가는 것은 곤란하다고 했다. 그래서 대안으로 형 만큼 중국에 널리 알려진 이세돌 9단의 이름을 내걸게 됐다"면서 학교 설립과 관련한 에피소드를 기자에게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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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차오양(朝陽)구 라이광잉(來廣營)에 마련된 고 이영호 씨 빈소. 가족들이 고인의 생전을 회상하면서 애도하고 있다. 왼쪽이 이 국수./재외동포신문 이나연 재외기자.
실제로 고인의 말대로 이 국수는 석불(石佛·돌부처)이라는 중국 내 별명처럼 대외적으로 나서는 것을 끔찍히도 싫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의 모 기업이 단순히 그의 사진만을 사용하는 대가로 제안한 150만 위안(元·2억7900만 원)의 후원금을 단칼에 거절한 사실이 거의 전설처럼 회자되고 있다면 더 이상 설명은 필요 없다. 바둑 애호가로 알려진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그의 열렬한 팬이라는 사실 역시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시 주석도 만나고 싶어 하는 이 국수가 동생의 비보에 급거 베이징을 방문했음에도 고인의 장례식에는 대사관 관계자들이 전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고인이 한중 바둑 교류에 나름 상당한 기여를 한 비중 있는 문화계 인사였는데도 그랬다.

장례식에 참석한 일부 교민들이 "이건 너무한 것 아닌가? 무명의 교민이 안타까운 일을 당해도 관심을 가지는 것이 대사관의 의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전혀 아니었다. 가족들과 주변 친지들이 섭섭하게 생각할 수 있다"면서 울분을 토로한 것은 이로 볼때 괜한 게 아니라고 해야 한다. 그가 가는 마지막 길이 다소 아쉬웠던 것은 이 때문일 수도 있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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