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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中에게 두 얼굴…애증의 대상

멕시코, 中에게 두 얼굴…애증의 대상

기사승인 2024. 02. 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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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中 대美 우회 수출 전진기지 역할
중국, 미국 제재 이후 대멕시코 수출액 30% 증가, 비야디도 진출
멕시코 국경 통해 미 밀입국 중국인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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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열린 중-멕시코 경제인 교류 간담회 모습./징지르바오(經濟日報).
  중국이 최대의 잠재적 적 미국의 가장 가까운 이웃국가인 중남미의 멕시코에 대한 애증의 감정을 숨기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최근 멕시코가 대미 우회 수출 전진기지로 떠오르면서 상당한 도움을 주고 있기는 하나 미-멕시코 국경이 자국민들의 미국 불법 이민 통로로 각광을 받는 실상 등을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보인다. 

중국과 멕시코는 여러가지 정황을 고려할 때 별로 가까울 수 없는 사이라고 단언해도 좋다. 하지만 베이징 외교 소식통들의 23일 전언을 참고하면 얘기는 많이 달라진다. 미국을 괴롭히는 마약 펜타닐의 유통 경로만 상기해도 진짜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중국에서 생산된 원료가 멕시코를 통해 미국으로 흘러들어가는 것은 이제 세상이 다 아는 상식까지 된 것이 현실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중국이 멕시코를 대미 우회 수출 전진기지로 적극 활용하면서 양국 관계는 과거와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밀접해지고 있다. 지난해 기준 중국 상품들의 대멕시코 수출액이 전년에 비해 무려 30%나 증가한 것은 다 이유가 있다고 해야 한다. 대부분은 멕시코 곳곳의 공장에서 적당히 가공되거나 라벨 갈이를 통해 완제품이 된 후 광범위한 관세 인하 혜택을 제공하는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에 의거, 육로를 통해 미국에 수출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근에는 중국 기업들의 현지 투자도 급증하고 있다. 미중 간 무역전쟁이 본격적으로 막을 올린 2018년 초부터 지난해 말까지 약 90억 달러(12조 원)가 투자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미국 전기자동차 시장을 노리는 비야디(比亞迪)까지 최근 멕시코 내 공장 건립 계획을 확정한 것은 이로 볼때 너무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중국 입장에서는 멕시코가 정말 고마운 존재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보인다. 

하지만 마냥 긍정적으로만 바라볼 수는 없다. 이유는 많다. 우선 지난해 멕시코 국경을 통해 미 밀입국을 시도하다 체포된 중국인들이 무려 1만2000여 명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꼽아야 할 것 같다. 미국과 G1 자리를 놓고 다투는 자국의 체면을 깎아내리는 현장으로 떠올랐다는 사실만으로도 멕시코가 곱게 보일 까닭이 없다.

멕시코가 자국을 제치고 미국의 최대 교역국으로 확고하게 자리를 굳혀가는 현실 역시 기분이 상하는 대목일 수 있다. 또 경제력이 상당한 화교들에 대한 멕시코인들의 반감과 반중 정서도 거론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한마디로 중국에게 멕시코는 경이원지(敬而遠之), 즉 불가근 불가근(가까이하기도 멀리하기도 어려움)의 존재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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