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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낮출 수 있다면 어디든 간다” 유통업계, 과일 수입에 사활

“가격 낮출 수 있다면 어디든 간다” 유통업계, 과일 수입에 사활

기사승인 2024. 03. 20.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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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에 유통가 대량 매입
수입산 제품 매출 증가 추세
오렌지 제일 인기, 최대 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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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의 과일 판매대에 오렌지가 한가득 쌓여있다.
#이구남 이마트 과일팀 오렌지 담당 바이어는 올해 1월 정부가 오렌지 할당과세를 기존 50%에서 10%로 인하했을 때 낮은 가격에 오렌지를 공급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판단했다. 곧바로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농장으로 날아가 물량 협상에 돌입했다. 이를 통해 당초 1·2월에 들어오려던 물량 대비 무려 50% 이상 수입을 하게 됐다. 일각에서는 '너무 큰 모험'이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결과는 대성공. 사과·배·귤 등 국산 과일값이 크게 오르면서 수입 오렌지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폭증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대량 수입에 따른 규모의 경제를 통해 오렌지를 더욱 낮은 가격에 판매하게 되면서 소비자들로부터 '과일을 마음 편히 먹게 될 수 있었다'는 말까지 들을 수 있었다. 이처럼 국내 대형마트 3사는 외국산 과일을 대량 매입하고, 유통 구조를 개선해 최대한 낮은 가격에 판매하겠다는 방침이다.

20일 유통업계가 지난 1∼2월 수입 과일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이마트(14%), 롯데마트(30%), 홈플러스(10%) 모두 두 자릿수 증가세를 기록했다. 정부에서 중점을 두고 있는 오렌지 매출은 200∼335% 급증했다. 수입 과일 중 매출 1위를 차지한 바나나 매출도 20∼30% 늘었다. 올해 1∼2월 냉동 과일 매출은 작년과 비교해 이마트(12%), 롯데마트(20%), 홈플러스(40%) 모두 증가했다.

이는 사과 등 국산 과일의 물가가 역대급으로 치솟으면서, 이들 대형마트들이 적극적으로 수입산 과일 판매에 나선 덕분으로 풀이된다. 특히 정부가 수입 과일 공급을 늘리기 위해 바나나·파인애플 등 24종인 관세 인하 품목에 체리·키위·망고스틴 등을 추가한 점 역시 수입 과일 매출 증대에 영향을 미쳤다.

먼저 이마트는 체리·키위·망고스틴의 도입 물량을 당초 계획보다 늘리고, 할인행사를 기획·진행해 소비자들의 과일 구매 부담을 줄이는 데 한창이다.

실제 이마트는 '망고·오렌지 골라담기 행사'를 통해 오렌지와 망고를 직전 판매가 대비 각각 20%, 60% 이상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할인율이 높은 망고의 경우 할당관세 도입에 더해 자체 할인과 대량 매입, 유통 구조 개선 등을 통해 저렴한 가격에 판매를 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또 일반적으로 행사 시 판매하던 2입 팩 포장 판매가 아닌, 벌크(무포장 진열) 판매를 통해 중간 유통 단계를 줄이고, 일주일간 평시 판매량 대비 4배 이상 대량 물량 기획을 통해 가격을 낮출 수 있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정부가 과일 가격 안정화를 위한 수단으로 수입과일 확대를 적극 도모하고 있는 만큼, 애초 계획 물량보다 더 확대해 운영할 예정이다"면서 "다양한 품목에 대한 할인행사를 기획·진행해 과일 구매 부담을 완화하는 데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원활한 원물 확보를 위해 최근 '썬키스트' CEO(최고경영자)와 미팅을 진행했다. 아울러 필리핀 바나나 외에도 남미 등 산지 다변화를 통해 안정적인 물량 공급과 가격 경쟁력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롯데마트는 현재 베트남에서 직소싱한 'B750(해발 750m이상 고산지에서 재배한 바나나)' 바나나를 필리핀산 바나나 판매가 대비 약 30% 저렴한 가격인 2990원에 판매 중이다. 여기에 직접 국내로 들여왔던 이스라엘 자몽과 필리핀산 커팅 파인애플에 대한 할당관세 적용을 신청해 기존보다 자몽은 25%, 커팅 파인애플은 15%가량 싼값에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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