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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류세 연장·법인세 부족…올 ‘세수 펑크’ 더 캄캄하다

유류세 연장·법인세 부족…올 ‘세수 펑크’ 더 캄캄하다

기사승인 2024. 04. 15.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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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국세수입 58조…소폭 상승에도
진도율 최근 5년 평균보다 낮아 부진
기업실적 악화로 법인세 감소 전망
소득세도 '마이너스' 전년비 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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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유류세 인하 조치 연장을 단행하면서 올해 세수 상황이 더욱 어두워졌다. 기업들의 실적 악화와 내수 침체로 법인세와 부가가치세 부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지속되는 유류세 인하 연장에 따른 세 부족 규모도 만만치 않은 탓이다. 정부가 올해 1분기 부족한 세수를 채우기 위해 한국은행(한은)에서 33조원을 빌려 부족한 재정을 메꿨지만 앞으로 세수 확보에 대한 고민은 계속될 전망이다.

15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024년 2월 말 기준 국세수입은 58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조8000억원 증가했다. 역대급 세수펑크를 기록한 작년보다는 세수가 더 걷혔지만 2022년과 비교하면 세수 상황은 긍정적이지 못하다. 올해 국세수입이 증가한 이유는 세수 여건이 좋아졌다기보다는 지난해 세수가 급감한 데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한 영향이 크다.

실제로 올해 2월까지 국세수입을 재작년 같은 기간(70조원)과 비교하면 12조원 덜 걷혔다. 예산 대비 세수 진도율도 15.8%로 최근 5년(16.6%)보다 낮은 모습이다.

올해 남은 기간 세수 여건도 밝지 않다. 먼저 유류세 인하 조치 연장으로 올해에도 관련 세수 감소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회예산정책처가 펴낸 'NABO 재정추계&세제이슈'에 따르면 교통환경에너지 세수는 2021년 16조6000억원이 걷혔지만 그해 11월 유류세 인하 조치가 시행된 후 지난해 10조8000억원까지 감소했다.

기업들의 실적 부진으로 올해 법인세 감소도 예상된다.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사협의회가 이달 발표한 '2023사업연도 결산실적 분석' 자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12월 결산 코스피 상장사 615곳의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23조8332억원으로 1년 전보다 24.48% 줄었다. 기업의 90% 이상이 3월에 법인세를 납부하는 만큼 3월 세수가 기대에 못 미칠 수도 있다. 지난해 연간 법인세는 80조4000억원 걷혀 전년 대비 22.4% 감소한 바 있다.

고금리·고물가 등 내수 부진에 따른 부가가치세 감소도 우려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2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3.1% 줄었다. 작년 12월(0.5%), 올해 1월(1.0%) 소폭의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감소세로 전환했다. 이는 지난해 7월(-3.1%)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올해 소득세는 출발부터 마이너스다. 1~2월 소득세는 24조1000억원이 걷혀 전년보다 3000억원(1.3%) 감소했다. 2월 한 달만 보면 전년 대비 감소 폭이 7.6%에 달했다.

이처럼 올해도 세수 부족이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정부는 연초 재정 집행이 집중되자 한은에서 역대 최대 규모로 돈을 빌려 썼다.

한은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정부가 한은으로부터 일시 대출하고 갚지 않은 잔액은 32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1년 이후 14년 만에 가장 많은 1분기 대출 잔액이다. 코로나19가 본격화한 2020년 1분기(14조9130억원)와 비교하면 두 배가 넘는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올해 법인세 수입을 정부가 보수적으로 잡았지만 최근 중동사태 등 경제에 악영향을 주는 요인을 고려하면 예상치보다 나빠질 가능성이 있고, 소득세와 부가세도 정부 예상치에 부합할지 불확실하다"면서 "다만 아직 연초인 만큼 1~2개월 더 지켜보면 올해 세수 여건에 대한 방향성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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