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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채용비리에 취준생들이 눈물을 흘리지 않게 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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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채용비리에 취준생들이 눈물을 흘리지 않게 하려면

기사승인 2017. 11. 06.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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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아직 임기가 1년 4개월 남아 있던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채용비리 논란에 도덕적 책임을 지고 사임하는 등 채용비리 문제로 금융권 전체가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달 17일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심상정 의원이 은행내부에서 입수한 문서를 공개하면서 시민단체들까지 나서서 검찰의 수사를 촉구하는 등 사태가 걷잡을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라는 게 금융권의 일반적 시각이다. 이 문건에는 금융감독원 임직원의 자녀, 대학 부총장 자녀 등의 이름이 적혀있고 '여신 740억, 신규여신 500억 추진'이라는 설명이 붙어있었다고 한다.
 
이런 인사상의 문서가 유출된 것도 놀랍고 그래서 이런 채용비리가 불거진 배후에는 우리은행 내부의 한일-상업은행 출신간 오래된 암투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한다. 일부에서는 이것이 과거 정권에서 임명된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를 물갈이하기 위한 것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한다. 무엇이 이 사건의 배후이든 취업준비생들과 이들을 자녀로 둔 부모들은 우리은행·강원랜드·금융감독원 등에서 채용비리가 연달아 터져 나오고 이것이 관행화되어 있다는 사실에 마음에 커다란 상처를 입는다.
 
오죽하면 취업준비생 인터넷 커뮤니티에 '취업 성공의 첫 번째 요건이 부모'라는 말까지 등장하고 있겠는가. 자기소개서를 고치느라 밤잠을 설친 취업준비생이 '누구는 전화 한통에 취업이 되고 그와 나는 같은 나라 취준생이 맞나'라고 분노하고 좌절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많은 아버지들은 자신이 그런 힘센 아버지가 아니어서 풀이 죽는다. 이런 채용비리가 우리은행에만 있었다고 보는 사람도 또 금융권에만 만연한 문제라고 보는 사람도 별로 없다. 
 
금융감독원은 우리은행 사태를 계기로 은행권의 전수조사 등 금융권의 채용과정을 전반적으로 검토한다고 했지만 시중은행들을 비롯한 사람들의 반응은 호의적이지 않다. 금융감독원 스스로 채용비리에 연루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실시한 신입 공채에서 유력 인사의 청탁을 받고 합격 기준 미달인 직원을 선발인원까지 늘려가며 채용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여기에 더해 감독권을 매개로 우리은행에 자녀 채용을 청탁한 사람도 바로 금융감독원 임직원이었다.
 
취업준비생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처럼 '채용비리는 취업을 위해 간절히 준비했을 누군가의 꿈을 빼앗는 행위'다. 그래서 이런 채용비리에 칼을 대지 않은 채 청년들에게 꿈을 이야기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렇지만 1회성 검찰조사나 일부 은행의 CEO의 교체만으로는 채용비리의 뿌리를 뽑을 수 없다는 것쯤은 취업준비생들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분노하기보다는 자포자기의 허탈한 상태라고 한다.
 
그래서 검찰이 조사를 하는 것까지는 실상을 파악하고 채용비리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서라도 필요하지만 여기에서 그치지 말고 무엇인가 더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그래야 취업준비생들이나 그들의 부모가 똑같은 이유로 좌절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변화는 금융감독원이 말하는 소위 블라인드 채용의 확대는 분명 아니다. 지금도 서류에 누구의 아들이라고는 적지 않지만 채용비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그 해답의 힌트는 "절대 갑인 관(官)쪽에서 각종 압력이나 민원이 들어올 경우 그냥 넘길 수 있는 은행들이 많지 않다"는 금융권 관계자의 말에 들어있을지 모른다. 사실 얼마 전까지 우리는 은행을 금융회사가 아니라 금융기관이라고 불렀다. 지금은 금융회사라고 부르지만 여전히 경쟁이 배제된 채 정부의 통제 아래 있다는 증거가 이번에 불거진 채용비리로 볼 수 있다.  
 
미장원 주인은 망할 생각이 없는 한 여러 미용사들 가운데 머리 손질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을 채용하려고 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손재주가 좋은 사람을 뽑기 위해 때로는 다른 미장원의 미용사를 스카우트까지 한다. 물론 미장원 허가를 좌지우지하는 사람이 채용을 부탁하면 머리 손질 재주가 부족하더라도 채용하기도 할 것이다. 물론 미장원 주인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채용을 담당할 때는 여러 가지 이유로 손재주가 부족한 사람을 뽑기도 할 것이다. 금융권의 채용비리는 어디에 해당하는지 제대로 된 분석이 필요하다. 그래야 취업준비생들과 그 부모들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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