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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바이든과 회담 전후 손들어 인사...바이든 ‘생산적 대화’라 했지만 실제는

시진핑, 바이든과 회담 전후 손들어 인사...바이든 ‘생산적 대화’라 했지만 실제는

기사승인 2023. 11. 16.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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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주석, 바이든 대통령과 회담 전후 손 들어 인사, '기대감' '만족감' 표시 해석
중국 관영매체, 회담 결과 긍정 평가
NYT "공동성명 없이 민감 사안 간략히 논의"
"북한 문제 논의, 이란 문제 합의 없어"
APEC Biden XI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5일(현지시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가 열리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 우드사이드의 저택 '파일롤리 에스테이트(Filoli Estate)'에서 취임 후 두번째 대면 정상회담을 한 후 경내를 산책하고 있다./AP·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 저택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한 정상회담에서 취재진을 향해 두번 손을 들어 인사하는 장면이 나왔다.

회담장인 '파일롤리 에스테이트(Filoli Estate)'에 들어가기 전과 약 4시간에 걸친 회담을 한 후 경내를 산책하면서다. 다소 과묵한 시 주석으로서는 이례적인 모습으로 첫번째는 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두번째는 결과에 대한 '만족감'을 표시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APEC Biden XI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5일(현지시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가 열리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 우드사이드에서 취임 후 두번째 대면 정상회담에 들어가기 전 취재진을 향해 인사를 하고 있다./AP·연합뉴스
◇ 시진핑 주석, 바이든 대통령과 회담 전후 손 들어 인사, '기대감' '만족감' 표시 해석
중국 관영매체, 회담 결과 긍정 평가

실제 중국 관영매체들은 긍정적인 평가를 잇따라 내놨다.

신화(新華)통신은 "지구는 중·미 양국을 수용할 수 있고, 양국 각자의 성공은 서로의 기회"라며 "중·미 관계의 앞날은 밝다"고 한 시 주석의 모두 발언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강경 논조의 환구시보는 미국이 회담 장소로 1917년 건축돼 역사유물 보존 장소로 정해진 '파일롤리'를 선택한 것을 두고 "이런 안배는 중·미 정상회담이 결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의 한 '부설 양자 행사'나 '곁다리(場邊) 회담'이 아니라, 별도의 공식적이고 매우 중요한 정상회담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APEC Biden XI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5일(현지시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가 열리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 우드사이드에서 취임 후 두번째 대면 확대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AP·연합뉴스
◇ 10번 만난 '라오펑유' 바이든-시진핑, 군사 대화 재개·펜타닐 협력 합의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그들이 각각 부통령·부주석 때인 12년 전 첫 만남을 언급하면서 친밀감을 과시하기도 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두 정상은 지난해 11월 14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인도네시아 발리에서의 회담 전 8차례 만났다. 이번이 10번째인 셈이니 시 주석이 바이든 대통령을 '라오펑유(老朋友·오랜 친구)'라고 부르는 것을 단순히 '외교적 수사'라고 평가절하할 수만은 없다.

시 주석이 바이든 대통령의 '제1 순위 의제 항목(Top agenda item)'으로 2022년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한 항의 표시로 중국이 중단한 군대군(軍對軍) 대화 재개와 미국 사회의 최대 문제 중 하나인 펜타닐(마약성 진통제) 문제 해결 협력에 합의한 것은 '라오펑유' 관계가 일정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합의엔 내년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하는 것을 경계하는 두 정상의 이해관계가 더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는 점은 명약관화하다.

APEC Biden XI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5일(현지시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가 열리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 우드사이드의 저택 '파일롤리 에스테이트(Filoli Estate)'에서 취임 후 두번째 대면 정상회담을 한 후 경내를 산책하고 있다./AP·연합뉴스
◇ 대만 문제 기존 입장 재확인...NYT "북한 문제 논의 않고, 이란 문제 합의 없어"

두 정상은 미·중 간 외교 사안 중 가장 큰 이슈인 대만 문제에 대해서도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갈등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미·중 협력 시대보다 훨씬 많은 무기를 보유한 북한 문제에 관해 논의하지 않았고, 이란의 영향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시 주석을 설득하려는 바이든 대통령의 노력도 즉각적인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NYT는 전했다.

미국 백악관이 바이든 대통령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미국의 지속적인 약속을 강조했다"고 했지만 논의 수준은 아니라는 지적인 셈이다.

◇ 경쟁에 인식차...바이든, 경쟁 강조...시진핑, 협력 강조

하지만 두 정상은 양국 간 군사·경제 등 패권 경쟁을 놓고는 인식의 차이를 그대로 드러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경쟁이 분쟁·충돌로 비화하지 않게 관리해야 한다고 했고, 시 주석은 중·미 경쟁이 양국과 세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지구는 중·미를 다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크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경쟁'을, 시 주석은 '협력'을 각각 강조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경제 성적이 절실하고, 시 주석은 1978년 개혁·개방 정책 시행 이후 가장 심각한 경제 문제 해결이 시급한 상황임에도 이렇다 할 만한 합의에 이르지 못한 셈이다.

◇ NYT "공동성명 없이 가장 공격적인 행동에 관해 간략히 논의"

"두 정상이 공동성명을 발표하지 않고, 재난을 촉발할 수 있는 가장 공격적인 행동에 관한 간략한 논의만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한 NYT의 평가가 이를 반영한다.

이 신문은 바이든 대통령이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이번 회담이 자신의 취임 후 시 주석과의 '가장 건설적이고 생산적인 대화'였다고 했지만 발표한 합의는 소소한 것(modest)이었으며 가장 중요한 약속은 계속 대화하고, 위기 상황에서 전화를 받기로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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